자유무역과 경제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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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무역과 경제성장의 영향

외향적 성장정책과 내향적 성장정책

후진국이나 개도국의 경제 발전 전략으로서 외향적 정책(outward looking policy)은 수출부문을 중심으로 성장을 추구하는 전략이며, 내향적 정책(inward looking policy)은 지금까지 수입에 의존하던 부분을 국내에서 생산하는 방식으로 성장을 추구하는 수입대체형 육성정책을 의미한다. 두 정책 모두 자유무역정책이라고는 할 수 없으나, 수입대체형 전략은 수입에 대한 규제가 좀더 심하고, 이에 비하여 수출 중심의 정책이 세계시장을 향하고 잠재적 비교우위에 있는 산업을 육성하려는 정책이라는 점에서 무역의 확대를 지향한다고 할 수 있다. 1960년대 이후 아시아의 NICS 국가들과 중남미 국가들의 정책 수행 결과를 통하여 이 두 정책의 효과를 비교해 볼 수 있다.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국가들은 대체로 수출을 중심으로 한 외향적 경제성장 정책을 수행한 국가들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국가들은 그렇지 않은 국가들에 비 해서 수출산업을 위주로 경제성장을 이룩해 왔으며, 그 결과 무역의존도가 매우 높아졌으며 연평균 경제성장률이 매우 높았음을 알 수 있다. 그러면 두 정책의 결과에 있어서 왜 이러한 차이가 나타나는가? 많은 연구들에서는 대체로 다음과 같은 요인들이 작용하기 때문에 자유무역을 하면 경제성장에 도움이 된다고 보고 있다. 첫째, 자유무역을 하면 무역의 이익을 얻을 수 있다. 즉, 자원의 효율적 배분을 통해 실질소득이 증가하며, 이 실질소득 증가로 저축이 증가 하고 이를 통한 자본축적이 용이하다. 이 축적된 자본은 경제성장에 도움이 된다. 둘째, 자본축적은 국내 저축뿐 아니라 해외저축으로부터 형성되기도 하는데, 무역은 국내 저축을 해외저축으로 전환시키는데 효율적인 수단이 된다. 국내 자본의 형성을 위해서는 국내에서 자본재의 생산을 증가시키기 위해 소비재 생산을 감소시켜야 한다. 하지만, 만일 외국에서 자본재가 상대적으로 더 저렴하다면, 국내에서 소비재 생산을 감소시켜 자본재를 더 생산하려고 할 것이 아니라, 국내에서 소비재 생산을 증가시켜 소비재를 외국에 수출하고 자본재를 수입하게 되면 국내에서 직접 자본재를 생산하는 것보다 자본축적이 쉽다. 셋째, 무역은 교역국간의 교류를 통하여 새로운 수요를 창출해낸다. 무역을 하기 전에는 외국문물에 접할 기회가 적고 물질적 욕망이 잠재적으로만 존재 하다가 무역을 함으로써 외국과의 접촉으로부터 그러한 욕망이 일깨워짐으로써 그간의 유휴자원이 활용될 수 있는 자극이 될 수 있다. 이는 앞에서 언급된 스미스와 민트의 잉여분출설(vent for surplus theory)로 설명된다. 특히 유휴노동력이 있는 후진국의 경우 이러한 가능성이 크다. 넷째, 무역을 함으로써 시장이 확대되고 규모의 경제를 누릴 수 있게 되면 생산성이 증가하게 된다. 또한 무역을 하면 생산의 증대를 통하여 생산을 통한 학습효과(learning by doing effect)의 효과가 무역 이전보다 더 크다. 즉, 무역은 생산요소의 생산성을 향상시킴으로써 경제성장을 가져온다. 다섯째, 무역을 하게 되면 선진국으로부터 발전된 생산방식이나 경영 방식을 도입할 수 있게 하며 기술전파, 정보의 교류 등을 촉진시킨다. 또한 무역은 외부와의 접촉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학습효과를 통해 인적 자본 축적에 기여한다. 경제가 개방되면 선진국과의 교류가 커지고 우수한 인적 자본과의 접촉을 통하여 개도국의 경제발전에 기여하는 것이다. 여섯째, 무역을 하고 시장을 개방하면 외국기업과 경쟁해야 하기 때문에 국내기업들은 경쟁력증진을 위하여 노력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과정을 통하여 효율성이 증대되어 생산성이 향상되고 경제가 성장할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 이상의 내용 중 첫번째에서 세번째까지는 생산요소량의 증대에 무역이 기여하는 부분과 주로 관련되어 있고 나머지는 생산요소의 생산성 향상과 관련성이 깊다고 할 수 있다.

 

무역과 내생적 성장이론

전통적인 경제성장이론에서는 외부에서 주어지는 기술수준의 상승이 경제성장의 주요인이라고 보았다. 하지만 이는 기술진보가 왜 발생하는 가, 경제성장이 어떻게 지속되는가 등을 설명할 수 없었고 각 국가마다. 왜 경제성장률이 다른가를 설명할 수 없었다. 그런데 1980년대 이후 내생적 성장이론(endogeneous growth theory)이 나타나게 되었다. 이에 의하면, 일단 자본이 축적되면 이것이 연구개발투자 등 지식축적 분야에 사용되게 되고 이를 통해서 지속적인 경제성장이 가능하게 되며 이에 따라 각국 사이의 경제성장률이 차이가 난다. 즉 경제 내부에서 성장요인이 발생하며 이것이 계속해서 경제를 성장시킨다는 것이다. 이 때 경제성장률을 결정하는 것 중의 하나가 지식이라는 요인이다. 지식이라는 생산요소의 경우에는 한계 생산체감의 법칙이 성립하지 않고 오히려 한계 생산력이 체증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지속적인 성장에 기여하게 된다. 무역을 하면 이러한 지식이라는 측면에서 성장에 큰 역할을 한다. 무엇보다도, 무역을 함으로써 지식의 파급효과(spillover)가 커져서 경제성장률이 높아진다. 이미 개발된 기술을 국가간에 공유하는 효과를 갖게 되고, 새로운 기술개발에 대해서는 중복투자 지양 등을 통하여 R&D 투자의 효율성을 높일 수가 있다. 이들 요인을 통하여 교역상대국 모두에서 경제성장률이 높아지는 것이다. 무역을 통한 지식 확산 혹은 기술 확산효과(technology spillover effect)가 경제성장에 미친 효과를 분석한 연구들에 의하면, 전체 R&D 수행의 96%가 선진국에서 이루어지고 있다고 한다(Helpman, 1997). 따라서 대부분의 기술개발은 연구개발 투자가 많은 선진국에서 이루어지며 개도국이나 후진국들은 무역이나 혹은 해외직접 투자 또는 다른 기술 이전 채널을 통해 이들 기술을 받아들이고 그 결과 경제성장을 이루게 된다. 실제 경제 자료를 이용하여 이러한 경로를 분석한 많은 연구들에서는 다음과 같은 결과를 얻고 있다. 첫째, 선진국 R&D가 증가하면 자국의 경제성장을 유발할 뿐 아니라 교역상대국의 경제성장에도 도움이 된다. 이는 한 국가의 기술이 무역을 통하여 확산 됨을 의미한다. 둘째, 선진국으로부터의 기계 장비류 수입이 증가학수로 개도국의 성장이 증가한다. 이는 기계 등의 수입을 통하여 기술 확산이 이루어진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셋째, 기술수준이 높은 제품의 수출과 수입이 클수록 경제성장이 커지는 경향이 있다. 넷째, 투입재의 다양 성이 많은 산업일수록 무역이 총요소생산성의 증가에 기여하는 정도가 크다. 이는 기술확산이 주로 투입재를 통해서 발생하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분석은 한국 자료를 이용한 분석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한국의 산업별 성장요인을 보면, 국내 산업의 생산성은 국내 R&D 뿐 아니라 외국 R&D 에 의해서도 영향을 크게 받으며 특히 외국의 R&D의 영향이 더 크게 나타나는 경우도 많다. 또한 그러한 영향력은 산업내 무역이 활발한 산업과 수입비중이 높은 산업에서 더 크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으며 개방도가 더 높은 산업일수록 큰 경향이 있다.

 

지식의 국가간 교역

위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경제성장에는 기술진보가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기술진보를 위해서는 지식습득이 절대적이다. 세계은행에서 발간한 세계경제개발보고서에서 다음과 같이 강조하고 있으며, 지식습득을 위한 여섯 가지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이를 간단히 요약해 보자. 현재 전세계 연구개발(R&D)투자와 과학 관련 출간물의 80%는 선진국에서 나온다. 현실적으로 볼때 개발도상국은 이러한 선진지식을 습득하는 것이 지식 격차를 줄이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다. 개도국에게 있어 선진국은 '지식의 저수지'와 같다. 개도국은 이들 선진국의 ‘지식 저수지’ 에 파이프라인을 대어 그것을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첫째 무역의 증대를 들 수 있다. 무역은 단지 상품과 서비스를 사고 파는 것이 아니다. 무역은 상품과 서비스를 만드는 새로운 방법을 전해 주는 효과적인 수단인 것이다. 동시에 무역 그 자체가 상당한 지식을 포함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무역이 이루어지는 제품과 서비스 중에서 첨단기술 관련 상품과 서비스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1970년대에 첨단기술제품이 전체 교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1% 였는데 90년대 말에는 22%로 높아졌다. 둘째, 외국인직접투자(FDI) 유치가 중요하다. 대규모 다국적기업이 혁신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최근 10년간 새롭게 인정된 특 허 중 절반은 미국의 다국적기업에 의한 것이었다. 이들 다국적기업을 유치하느냐는 그들이 가진 지식을 얼마나 빨리, 또 얼마나 값싸게 흡수 할 수 있느냐를 나타낸다. 외국인 투자유치는 기술이나 상표사용료(라이 센싱이나 로열티)를 물지 않고 지식을 습득하는 효과가 있다. 셋째, 여행과 이민을 장려할 필요가 있다. 여행과 이민은 인적자본 이동의 또다른 유형이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마샬플랜에 의거, 2만여명의 유럽인들이 미국의 산업시설을 볼 기회를 가 졌다. 이들은 이를 통해 미국의 산업을 체험했고 전후 복구에 활용할 수 있는 지식을 얻었다. 넷째, 정부의 지원 강화도 지식을 늘리는 역할을 한다. 예컨대, 경제 성장 과정에서 한국정부는 '저기술제품'에 주목했고 이러한 제품 생산을 위한 지식습득에 정부차원의 지원을 단행했다. 정부 스스로 기술도입계약을 체결하기도 했고 기업에 싼이자로 자금을 빌려주기도 했다. 그런데 이러한 선택은 두 가지 결과를 가져왔다. 하나는 Learning by Doing의 호과를 누렸다는 점이며, 다른 하나는 첨단기술에 대한 애착을 줄였다는 점이다. 첫번째 결과는 당시의 한국경제의 생산성을 높이는데 기여했고 두번째 결과는 한국경제 성장의 한계로 작용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정부의 선택이 한국경제의 성장을 가져오는 데 결정적 영향을 미쳤음 은 부정할 수 없다. 다섯째, 국가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정부가 국가경영전략 차원에서 지식창출과 습득, 전파를 위한 기구를 만드는 것은 경제성장을 위한 당연한 선택이다. 스스로 이러한 역할을 감당하기 어려울 경우 정부는 민간기업에 위임하기도 한다. 한국정부가 재벌을 키운 것도 이러한 기능을 그들로 하여금 대신하게 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여섯째, 자체 지식을 창출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외부로부터의 지식 습득은 태생적으로 한계를 갖는다. 선진기술과의 '시차'를 받아들여야 하며 선진기술에 의존하여 활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선진국에 접 근할 수는 있지만 선진국을 넘어서기는 힘들다. 이의 극복을 위해서는 자체지식 창출이 결정적으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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